약 20년 전, 극장에서 매트릭스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영화가 끝나고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뭘 본 건지, 지금 앉아 있는 이 공간이 진짜인지, 이상하게도 그 경계가 흐릿하게 느껴졌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것, 그 질문의 뿌리에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있었습니다.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 자본주의는 어떻게 변했나저는 매트릭스를 한 번 보고 이해하지 못해서 결국 2, 3, 4편까지 극장을 들락거렸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영화 안에 보드리야르의 책 시뮬라시옹이 직접 등장합니다. 네오가 책상 위 시뮬라시옹을 꺼내 그 안에 디스크를 숨기는 장면입니다. 감독이 단순한 소품으로 쓴 게 아니라, 영화 전체의 철학적 뼈대가 거기서 나왔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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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25.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