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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산책을 하다 보면 모두가 부모들의 입중이므로 자연스럽게 넷플릭스 참교육 얘기가 나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드라마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라는 말이 오갑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속 학교 폭력이나 갑질은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 그러면서도 저는 "나쁜 학생, 나쁜 선생님, 무분별한 갑질 학부모가 분명 존재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바른 어른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권붕괴와 학교 폭력 : 드라마 속 설정이 현실과 얼마나 다를까
참교육은 단순한 학원 액션물이 아닙니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교권보호국'은 교권(교육권)이 무너진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설립한 극단적 해결 조직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교권이란 교사가 학생을 올바르게 교육할 수 있는 권리와 권위를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이 개념이, 지금은 법적 보호 장치가 필요할 만큼 훼손되었다는 점이 씁쓸함을 자아냅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속 학교 폭력이나 갑질은 극적인 재미를 위해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주변에서 직접 들은 이야기 때문에 마냥 허구로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직원 중 한 명의 자녀가 중학교를 다니다가 결국 자퇴하고 해외 유학을 선택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바로 SNS를 이용한 학교 내 집단 따돌림, 즉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 피해였습니다. 사이버 불링이란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 학생을 조직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로, 오프라인 폭력과 달리 증거를 인지하기 어렵고 24시간 내내 피해자를 따라다닌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큽니다. 그 아이가 정든 학교를 떠나야 했다는 사실은 드라마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무거운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2023년 기준 초등학교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SNS와 메신저를 이용한 사이버 폭력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어두운 설정들을 마냥 허구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작품 속 교권보호국의 해결 방식은 이른바 '미러링(Mirroring) 방식'을 취합니다. 미러링이란 상대방이 한 행동을 그대로 돌려주어 본인이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 체감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드라마에서는 폭력에는 폭력으로, 가스라이팅에는 가스라이팅으로 맞대응하는 형태로 구현됩니다. 대중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주는 동시에 체벌을 조장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저 역시 이 부분만큼은 단순히 통쾌하게만 바라볼 수는 없었습니다.
드라마 속 핵심 인물 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나화진 (배우 김무열): 교권보호국 감독관. 육사 출신 특임대 소령 설정으로 세계관 최강자급 피지컬을 보유한 인물입니다. 잘못된 행동에는 반드시 책임을 묻는 원칙주의자입니다.
- 최강석 (배우 이성민): 교권보호국을 창설한 교육부 장관이자 나화진의 장인으로, 권력의 중심에 있는 인물입니다.
- 임한림 (배우 진기주): 특전사 중사 출신의 두 번째 감독관으로, 가해자 처벌에 있어 나화진보다 더 단호한 성정을 가졌습니다.
- 봉근대 (배우 표지훈): 드라마 오리지널 캐릭터로, 현장 정보 수집과 기술적 지원을 맡는 천재 사무관입니다.
학교 폭력과 교육 현실: 우리가 직면해야 할 과제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선생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였습니다. 지금의 청소년들과는 완전히 다른 세대를 살아온 셈입니다. 그 시절의 권위주의가 무조건 옳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교실에서 교사가 수업을 진행조차 하지 못하고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무언가가 크게 어긋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우리나라는 치안이 좋고 학교 환경도 다른 선진국보다 안전하다"고 믿어왔지만, 최근에는 그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들이 많아졌습니다. 청소년 마약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오래도록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으나, 최근 들어 10대 청소년의 마약류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 중 10대 비율이 2020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입니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학교 현실이 단순한 과장이 아닐 수 있음을 통계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본 작품의 연출을 맡은 홍종찬 감독은 《소년심판》, 《미스터 플랑크톤》 등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묵직하게 다뤄온 연출가입니다. 극본을 쓴 이남규 작가 역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인물의 내면과 제도의 간극을 섬세하게 그려낸 바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조합이기에, 원작 웹툰의 자극적인 장면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선과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더 깊이 파고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믿고 싶습니다. 일부 나쁜 학생과 교사, 무분별한 갑질 학부모가 언론에 부각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바른 어른들, 성실한 교사들, 그리고 올바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교실을 지키고 있다고 말입니다. 제가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 아이가 그런 환경에서 바르게 자라주었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먼저 올바른 행실과 본보기를 보여주면,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잘 따라와 줍니다.
결론 : 불편함을 건강한 관심으로 바꾸는 방법
결국 넷플릭스 《참교육》이 시청자에게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드라마가 우리 현실의 아픈 구석을 정확하게 관통하고 있다는 신호일 것입니다. 현실의 불편함을 외면하기보다는, 내 아이 주변에 어떤 환경이 놓여 있는지 한 번 더 다정하게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것이 이 작품을 감상하는 가장 건강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6월 5일 공개된 이후 많은 이들에게 화두를 던지고 있는 만큼, 한 편만 시청해 보아도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기회가 될 것입니다.